가수 박진영이 자신의 아버지가 치매 말기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지난 6일 오후 방송이 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싱 포 골드'에 출연해 조아콰이어의 무대를 심사했다.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 열창한 조아콰이어의 무대를 보고 감동한 박진영은 무대에 대한 다른 평을 안 하고 자신의 개인사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제가 무대에 대한 평을 안 하고 다른 얘기를 하면 정말 잘했다는 이야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저희 아버님이 치매 말기셔서 저를 못 알아보신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찾아뵙지 못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만날 때마다 저를 못 알아보시는 게 너무 괴로웠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벽해 이보다 좋은 나라를 꿈꿀 필요가 없다면 이 노래가 와 닿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아프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어서 "마흔이 넘으면 기쁜 일 보다 슬픈 일의 비율이 많아진다"며 "(조아콰이어는) 20~30대가 주축이 아니라 모든 분들의 마음 안에서 살아서 나오는 것 같았다. 가사, 목소리, 표정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잘 연출된 영화 같았다. 이미 울컥하고 있는데 쐐기를 박더라. 오늘 울 뻔했는데 겨우 버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를 못 알아보시니 손녀를 데려가 봤자 못 알아보실 테고,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면서 "조아콰이어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아니야, 난 이걸 심사해야 해'라고 하는 데 그게 안 되더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조아콰이어는) 듣는 사람의 심장을 잡아버린다. 지난번에도 그러셨는데 또 그러시네"라며 극찬했다.

 

박진영의 아버지 박명노 씨와 어머니 윤임자 여사
박진영의 아버지 박명노 씨와 어머니 윤임자 여사

 

박진영은 1971년 아버지 박명노, 어머니 윤임자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났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고 해보는 것은 다 해보는 '사고뭉치'였단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직장이 해외 지사로 발령이 나면서 온 가족이 약 2년 정도 미국 생활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 때부터 춤에 재능을 보여서 흑인들과 댄스배틀을 해도 1등을 했다고 한다.

이 때 그의 미국 생활은 그로 하여금 흑인음악에 대한 매력을 직,간접적으로 체득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 후 박진영은 더욱 음악에 빠져들었고 부모님은 자식의 뜻을 존중해 현재의 "딴따라" 박진영이 탄생했다.

연세대학교 지질학과 90학번이며, 보통 알려진 1994년보다 2년 전인 1992년 박진영과 신세대로 대학 재학중에 데뷔했다.

 

박진영이 어릴 때 가족 사진. 누나는 결혼해서 캐나다에 살고 있다.
박진영이 어릴 때 가족 사진. 누나는 결혼해서 캐나다에 살고 있다.

 

또한 이 시기부터 작곡가 김형석의 밑으로 들어가 2년간 온갖 수발을 들며 작곡의 A부터 Z까지 모두 배워오는 등 본격적인 창작의 밑거름을 다지기 시작한다. 

가수로 데뷔한 뒤 경기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입학했다가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성실하며, 학습의지가 높아 교수추천을 받고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 편입했다. 

박진영을 키운 박진영의 아버지는 박명노(72) 씨이다. 박씨는 고려대 출신, 윤씨는 서울교대 1회 졸업생이다.  두 사람 모두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속에서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다.

윤씨는 이게 오히려 박진영을 놓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자 집에 늘 클래식 팝송 등 음악을 틀어놓았다.

그덕분인지 박진영은 어려서부터 소리에 민감했다. 특히 쌀 씻는 소리 같은 반복적인 리듬을 좋아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진영이가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제가 밥을 하려고 쌀을 씻으면 뒤뚱뒤뚱 걸어와서 춤추는 시늉을 하며 좋아하는 거예요. 진영이가 즐거워하니까 저도 신이 나서 쌀이 으깨지도록 씻곤 했죠.”라고 이야기 한다. 

 

박진영 과거사진
박진영 과거사진

 

그리고 유년기에는 남들 다 보내는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보낼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 맞다. 박진영은 네 살 때 누나 어깨 너머로 한글을 스스로 깨쳤다. 

박진영의 부모님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한글을 배운 적이 없는 아들이 길을 가다가 날아온 휴지 조각을 주워 들고는 ‘품목허가’ ‘상표등록’이라고 또박또박 읽더니, “엄마 이게 무슨 뜻이야 ”라고 물었던 것을 말이다.

박진영의 어머니는 “아이큐가 153이에요. 피아노도 누나가 배울 때 조금씩 배웠는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초등학교 다닐 때 전교생 앞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했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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