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이 대체로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설계가 돼있는데 그 중에서도 군인연금의 혜택이 독보적이다.

자신의 소득 대비 얼마나 많은 연금보험료를 내느냐를 두고 기여율이라고 한다. 국민연금의 기여율은 9%이고 그 중 절반만 근로자가 내게 된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18%를 낸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절반은 고용주인 정부나 학교법인이 부담하게 된다. 공무원이나 교사들은 은퇴해도 연금이 많아서 걱정이 없다고 하는데 실상 들여다보면 일반 직장인에 비해 2배나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

군인연금은 14%다. 이 역시 절반은 정부가 내고 나머지 7%만 군인의 월급에서 원천징수로 떼간다. 똑같이 10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면 직장인은 4만5000원, 공무원과 교사는 9만원, 군인은 7만원을 보험료로 내는 셈이다.

연금 수급액은 군인연금이 가장 많다. 소득대체율을 재직기간으로 나눈 값이 지급율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라는 말은 재직기간 40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국민연금의 지급율은 1.0%이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지급률이 1.7%, 군인연금은 1.9%다.

40년 동안 월 평균 소득이 100만원인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국민연금은 매달 40만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68만원, 군인연금은 76만원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즉 군인연금은 국민연금보다 55.5% 많은 보험료를 내고 90.0% 많은 연금을 타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국민연금보다 2배 많은 보험료를 내고 70% 많은 연금을 받는다. 가입자의 입장에서 군인연금이 최고, 2등이 국민연금, 3등이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개혁 논의가 진행 중인 국민연금도 고갈 예상 시점이 오는 2057년이다. 사학연금도 2049년 고갈 예정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흑자인 상황이다. 4대 공적연금 중 이미 고갈상태인 것은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이다. 공무원연금은 군인연금보다 30년 가량 늦은 지난 2002년 고갈됐다.

올해 군인연금에 투입되는 국가 재정은 약 3조원이다. 공무원연금에는 4조7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그런데 군인연금 수급자는 10만명 안팎이고, 공무원연금은 60만명이 넘는다. 열악한 재정 상황에 비해 전역 군인들이 너무 많은 연금을 타간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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