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사망한 아내는 미용실을 운영하던 중이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 딸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었다고 한다. 

워낙 생활력이 강해서 정기휴무날 외에는 항상 미용실을 열어왔던 딸이 문을 닫은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엄마는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딸이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사위에게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과 아내는 경제적인 문제로 다툼이 있어서 며칠 떨어져 있었다고.

남편 입장에서는 장모님의 전화를 받았고 아내의 전화기가 꺼져 있으니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

아내가 아이들을 맡기러 왔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전화를 한 남편.

평소 예정된 등원 시간은 오전 9시였다고 한다. 5살, 3살, 2살의 세 딸을 키우고 있었다는 부부. 그당시 남편은 5살 큰 딸을 데리고 본가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딸들을 아내가 데리고 있던 상황.

그런데 3살, 2살 아이들이 등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남편은 무언가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용실 앞에 있는 장모님을 모시고 집으로 갔다고 한다. 

그런데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은 "어, 뭐야 뭐지?"싶었다고 한다.

 

 

현관문이 50센티 정도 열려 있었는데 현관문을 여는 말발굽 고정장치가 고정되어 있는채로 열려 있었다고 했다.

문을 일부러 열어놨다는 것이 이상해서 가보니 둘째 딸이 울면서 남편에게 안겼다고 한다. 

그리고 아내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남편이 먼저 용의자로 지목이 된 상황. 남편은 "사건 전 날 아이들과 다같이 장보고 집으로 와서 삼겹살 구워 먹었다. 저녁 식사는 밤 9시와 10시 사이, 밥 먹고 아이들 먼저 재우고 후식으로 포도 먹고 아내 재우고 저는 큰딸 데리고 본가로 가려고 했고 조금 다툼이 있었지만 아내와 잘 해보려고 했다"라고 말을 했다. 

형사들은 먼저 아내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았다. 큰딸이 엄마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면서 엄마가 설거지 하는 모습 등을 찍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에 남편 말대로 '45평 임대아파트로 들어가니까 잘해보자'라고 하는 문자도 남겨져 있었다.

주변에도 알아보니 남편이 평소에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아이들 육아까지 다 도맡아서 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아빠를 너무 잘 따라서 참고인 조사를 할 때 아이들을 떼어 놓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편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결정적인 장면이 CCTV에 담겨져 있었다. 바로 엘리베이터 바깥쪽으로 큰딸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었다. 엄마에게 인사를 하는 손짓이었던 것이다. 밤 12시 26분 경에 찍힌 CCTV였다.

아이가 손을 흔들 때 "엄마가 현관 앞에서 얼굴을 찡그린 채 손을 흔들었다"라고 했다. 이게 엄마와 큰딸의 마지막 인사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범인이었을까? ...바로 남편이었다. 

집안이 어지러웠는데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일부러 뒤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갑 속 현금 등은 그대로 있었다. 피해자의 팬티가 내려가 있고 상의 속옷도 벗겨진 상태였는데 현장만 보면 강도강간살인인데 조사를 해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정액 검사는 음성.

현장에 있는 피해자의 가슴 부위에서 각각 다른 사람의 DNA가 나왔는데 둘다 여성의 DNA였다. 주인은 바로 두 딸이었다고 한다. 2살, 3살의 아이들이 엄마가 죽은줄 모르고 엄마의 모유를 먹기 위해 빨았던 것이다. 

 

 

첫 수사부터 남편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장모님이었다. 딸과 연락이 안된다고 했던 장모님의 이야기를 들은 남편의 행동은 부자연스러웠다. 이상하게도 집으로 가서 아내를 먼저 확인하지 않았다. 바로 미용실로 가서 장모님을 먼저 만났던 것. 그 후 장모님과 어린이집으로 이동한 뒤 그제서야 아내 집으로 갔던 것. 남편본가와 아내 집이 가장 가까운 동선인데도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국과수로부터 증거가 나오게 된다. 증거가 용의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바로 보라색 섬유였다. CCTV속 남편은 보라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 옷을 받아서 국과수에 맡겼다. 결과는? 두 섬유의 성분 및 구조가 정확하게 일치. 

 

 

수사를 할 수록 남편을 가리키고 있는 증거들. 피해자의 위장 속에 포도 등의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러니까 저녁을 먹은 뒤 바로 사망한 것이 된 것이다. 그때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 있을 때였다.

하지만... 엄마가 손을 흔들었다고 했던 큰 딸의 증언, 그리고 CCTV때문에 수사팀 내에서도 의견이 계속해서 갈리던 상황. "현관에서 엄마의 찡그린 얼굴을 봤다"라는 말 때문에 수사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고 한다. 아빠가 시켜서 손을 흔들었을 수도 있다고 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의 위장 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음식물이 바로 사망 시각을 말해주고 있었다. 

 

 

왜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걸까?

남편은 능력이 없고 아내가 경제권을 다 가지고 있던 상황. 남편은 큰딸, 아내는 둘째 셋째딸을 데리고 협의이혼 하기로 합의까지 했다고 한다. 심지어 아내가 남편에게 위자료 3천만원을 주기로 협의까지 했다고. 사건 당일에도 이런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남편이 아내의 목을 조르고 넘어뜨린 다음에 발로 목과 복부를 수차례 밟아서 사망에 이르게 한 것. 그것을 강도강간살인으로 위장했던 것이다.

남편은 아이들 앞에서 사망에 이르게 한 것도 그렇지만 엄마의 시신과 14시간 동안 둘째딸, 셋째딸을 방치. 아동학대혐의까지 추가로 기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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